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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팩토링 사기 피해자 “설치도 안 된 장비 렌탈료로 가압류·경매…금융사 책임 강화해야”

경제/금융

by 위즈경제 2025. 12. 1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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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소통관서 전면 실태조사·특별수사 촉구

렌탈·팩토링 상품 관련 사기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비 설치만 하면 수익이 나 할부금이 자동 해결된다”는 말로 계약을 유도한 뒤 투자금을 편취하고 렌탈업체가 폐업하는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렌탈·팩토링 상품 관련 사기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비 설치만 하면 수익이 나 할부금이 자동 해결된다”는 말로 계약을 유도한 뒤 투자금을 편취하고 렌탈업체가 폐업하는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에 전면 실태조사와 특별수사 착수, 채권·계약의 공적 검증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회견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피해자 대표 서미진 씨가 피해 실태를 증언한 뒤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강명수 협회장이 제도개선 촉구안을 제시하고, 롤링 주빌리 유순덕 이사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윤 의원은 최근 렌탈업체가 계약을 유도한 뒤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매장 DID(디스플레이 장치) 모니터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렌탈 계약이었고, 렌탈사 폐업 이후 사용도 하지 않은 렌탈 제품의 렌탈비를 금융사에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캐피탈, 우리금융 등 금융회사와 연관된 피해 호소가 증가한다고 주장하며 “더 심각한 것은 일부 금융사들이 미발생 렌탈 채권을 근거로 사기 피해자들의 재산을 가압류하고 경매까지 진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사들이 “현실적으로 모든 렌탈사를 실사할 수 없다”, “절차대로 법대로 진행했으면 큰 문제없다”는 취지로 설명한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사기를 당해 산이 무너졌는데 금융사가 가압류와 경매를 밀어붙이는 건 사실상 2차 피해 가해”라고 말했다.

 

◇"금융 안전망 무너진 참사...정부와 금융당국이 묵인한 구조적 범죄"

 

피해자 대표로 발언한 서미진 씨는 이번 사안을 “단순 소비자 분쟁이 아니라 금융사가 기본 심사·확인 의무를 포기해 국민의 금융 안전망이 무너진 참사”라고 규정했다.

 

서 씨는 피해자들이 ‘정부 사업’이라는 설명을 믿고 유통사의 지시대로 전화 확인 과정에서 “네”라고 답한 것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설치도 되지 않았거나 설치된 제품이 계약과 다른 상위 제품이었고, 가격도 시중가 대비 6배 이상 부풀려졌는데도 금융사는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의심스러운 계약이 수백 번, 수천 번 반복되는 동안 경고도 중단도 위험 점검도 없었다. 더 이상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무기”라고 말했다.

 

서 씨는 2024년 5월 하나캐피탈 직원들이 피해자들을 만나 사건이 사기 구조라는 점을 인지했음에도 채권을 계속 양수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기 구조를 알았다면 동일 시기, 동일 구조의 피해자들에게 공지하는 게 금융사의 의무”라며 “이를 묵인한 것은 범죄 아니냐”고도 했다. 

 

또한 금융사가 서울보증보험과의 보증 구조를 근거로 “어차피 보증이 있으니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리스크를 넘겼고, 그 피해가 서민·소상공인에게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피해 양상이 장기화하며 생존 위기로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서 씨는 “한 피해자는 절망 끝에 수면제를 다량 복용해 119에 실려갔고, 어떤 할머니는 집에 가압류가 들어오면 농약을 마시겠다고 말하며 농약을 사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로 이의신청 서류 배송이 늦어져 “열흘 안에 돈을 안 내면 집을 경매 처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금융사가 설계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이 묵인한 구조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통사·렌탈 플랫폼·렌탈사·금융사 간 유착 의혹 전면 재조사와 책임자 처벌 △하나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의 본인확인, 해피콜, 전자서명 심사, 채권관리 전 과정 공개 △강제집행·경매·채무불이행 등록 중지 등 즉각적 보호조치와 불완전판매 계약 일괄 구제책 마련을 요구했다.

 

◇"비금융 렌탈 제품 팩토링 상품 피해 확산돼...전수조사 필요"

 

강명수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협회장은 “비금융 렌탈 제품 팩토링 상품 피해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전수조사와 상품 구조 개편을 촉구했다. 

 

강 협회장은 ‘정부가 70%를 지원하고 소상공인은 30%만 부담하면 된다’는 식으로 ‘스마트 상점 정부 지원 사업’처럼 포장된 영업이 전국적으로 이뤄졌고, 48개월 장기 렌탈 계약으로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렌탈 제품이 시중가 대비 수배로 부풀려지고 그에 따라 렌탈료가 책정되는 불법·부당 계약이 이뤄졌다”며 “그럼에도 캐피탈사들은 렌탈사의 업력, 영업 상황, 재무 구조 심사 없이 ‘팩토링 연계 렌탈 계약’이라며 렌탈료 지급 청구권만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강 협회장은 구체적으로 △비금융 렌탈 채권 팩토링 피해 규모 전수조사 및 실태 공개 △렌탈료 지급청구권만 양수하는 팩토링 상품 구조 전면 조사·개편 △팩토링에도 금융소비자 보호 장치가 적용되도록 제도 개편 △보험·보증 구조가 ‘안일한 심사’를 부추긴다며 팩토링 지급보증 제도 폐지 △집단 분쟁조정과 피해구제 절차 활성화 등을 요구했다.

 

그는 “금융상품이 아니라 상거래 채권 양수도”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렌탈 계약 조항 확인과 설치 여부 검증 등 소비자 보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유순덕 롤링 주빌리 이사는 상담 현장에서 확인한 피해의 공통점을 “사라진 렌탈업체와 남은 금융사의 독촉·소송”이라고 정리했다. 

 

유 이사는 첫째로 ‘정부 지원 사업’처럼 오인시키는 영업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식 보조사업인지 민간 렌탈인지, 법적 위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서면 안내와 공식 확인 절차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둘째로는 실질은 소비자 거래인데 서류상 ‘사업자 간 거래(B2B)’로 위장해 소비자기본법, 할부거래법, 분쟁조정 등 보호장치가 차단됐다고 주장했다. 

 

셋째로는 장비 설치와 사용이 가능한 경우에만 월별로 발생하는 조건부 채권 성격임에도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48개월치 렌탈료를 전액 청구하는 관행이 구조적 불공정이라고 했다. 넷째로는 복잡한 특약 문구 한 번의 서명으로 수년치 미래채권 양도에 ‘포괄 동의’한 것으로 처리되는 현실을 문제 삼았다.

 

유 이사는 “렌탈료에는 설치, 유지관리, A/S 책임을 포함한 복합 서비스 대가가 담겨 있는데 금융사는 받을 권리만 인수하고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장비가 미설치·고장·방치됐든 원 채권자가 폐업했든 상관없이 소상공인에게만 전액을 청구하는 실태가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 금융당국에 △비금융 렌탈 채권 팩토링 전반 전수조사 △사용 확인되지 않은 미래채권 유동화 제한 △실질 소비자 거래의 B2B 위장 계약에 대한 특별 보호 규정 △포괄적 미래채권 사전동의 규제 신설 △금융사가 서비스 책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손실이 소상공인에게만 전가되지 않도록 책임 비율 명확화 등을 촉구했다.

 

국회가 어떤 방식으로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의 고리를 만들지, 금융권이 채권 추심의 속도를 조절하고 피해구제 논의에 참여할지가 향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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