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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건전성에 '빨간불' 켜진 서민금융기관, 생존전략은?

경제/금융

by 위즈경제 2025. 3. 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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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 약 3배 늘어
▷"상호금융은 지역 밀착 강화, 저축은행은 대형화 필요해"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부동산시장 부실화의 여파로 서민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본연의 역할에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최근 금융환경 변화 등을 감안해 서민금융기관에 대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은 부동산시장 부실화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상호금융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0년 1분기 2.98%에서 2024년 3분기에 9.97%로 약 3.35배 증가했고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5.35%에서 15.89%로 약 2.97배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은행의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는 은행의 자산 건정성을 평가하는 핵심적인 척도로 높을수록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은 고위험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을 증가시켰다"며 "이후 부동산시장 부실화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의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환경 변화와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역할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우선 상호금융기관의 경우, 광범위한 조합과 조합원(회원) 중심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서민금융기관이라는 본래 정체성을 더 강화해야 의견이 팽배하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호금융기관의 경우 3500개에 달하는 조합이 있는데다 조합원 중심 영업이 핵심적이다보니 신용평점 등 정량적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관계형 금융을 통해 정성적 정보를 취득 · 활용할 수 있으므로 금융업권 중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반면 저축은행은 우선 대형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 내 의견이다. 저축은행은 규모, 역량 등 차이가 있어도 동일한 업권 규율체계를 적용받아 저축은행업권의 전반적인 산업 발전이 저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저축은행업권은 회사간 자산규모 차이는 두드러지지만 규제 차이는 미미한 편이다. 상호저축은행법시행령 제9조에 따르면 신용공여한도는 자산규모 1조원 미만인 경우 50억원, 1조원 이상인 경우 60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제44조는 자산규모 1조원 미만인 경우 자기자본비율을 7% 이상, 1조원 이상인 경우 8% 이상으로 자본적정성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경우 규모, 역량 등에 큰 차이가 있음에도 동일한 업권 규율체계를 적용받아 저축은행업권의 전반적인 발전이 저해될 수 있으므로 M&A를 통한 대형화를 유도하면서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규제는 강화하되 영업행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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