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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20일 트럼프 취임식 A부터 Z까지

종합/국제

by 위즈경제 2025. 1. 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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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자유무역·반이민·반다양성 공약 재확인
▷ CNN·BBC "트럼프 주장에 허위·모순 많아"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이필립 기자 = "미국의 황금기가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로턴다서 열린 취임식에서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과 '미국의 부활'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최근 대선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선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의 팩트체크에 따르면 그의 취임 연설에는 관세, 인플레이션, 선거, 이민자 등에 대한 다수의 허위 주장이 포함됐다. BBC는 그의 연설이 '약속과 모순'으로 가득했다고 평가했다.

 

◇ 역사적인 재입성, 신의 선택?

 

CNN, BBC, NPR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는 지난 100여 년간 처음으로 백악관에 돌아온 전직 대통령이 됐다. 동시에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는 두 번의 탄핵과 두 번의 암살 시도, 2020년 대선 불복 관련 형사 기소 등 숱한 논란을 뚫고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이는 미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신이 선택한 사람"이라며 지난해 7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것을 언급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이를 '신의 구원'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통합과 분열 사이

 

트럼프는 약 30분 동안 이어진 취임사에서 '통합'과 '번영'을 강조하면서도, 현 정치 상황을 "신뢰의 위기"로 규정했다. "사법부의 악의적이고 폭력적이며 불공정한 무기화"를 비판하며, "끔찍한 배신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문화적 의제에서 민주당과 선명한 대비를 보였다. "오늘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성별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발언에 미국의회 내 공화당 의원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민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띄었다.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보여준 신뢰와 사랑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기록을 세웠고, 나는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PR 출구조사에서 트럼프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46%를 얻어 공화당 후보 중 최고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생일이었던 이날, 트럼프는 "우리는 그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말에 바이든 전 대통령이 쓴웃음을 지었다고 NPR은 전했다.

 

◇ 공식 취임사와 비공식 연설 '이중 메시지'

 

이날 트럼프는 공식 취임사와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식 연설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취임사에서는 비교적 절제된 어조로 "평화를 조성하고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의회 방문자센터에서 한 즉흥 연설에서는 2020년 대선 불복, 1월 6일 의사당 폭동 등 민감한 주제들을 거침없이 언급했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부가 해외 국경 방어에는 무제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미국 국경이나 국민은 보호하지 않고 있다"며 전 정권을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불만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위층에서 한 연설(취임사)보다 이게 더 좋은 것 같다"며 시작한 비공식 연설에서 트럼프는 의사당 폭동 관련자들을 '인질'로 표현하고, "2020년 (트럼프가 낙선한) 미국 대선은 완전히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CNN의 팩트체크에 따르면 이때 트럼프가 주장한 내용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

 

◇ 즉각적인 정책 변화 예고... 이민·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멕시코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전에 없던 수준으로 이를 실행할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 그는 망명 신청자들을 멕시코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정책을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범죄자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대대적인 작전도 예고했다. 실제로 취임식 직후 국경 당국은 바이든 정부의 이민자 입국 예약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했고, 기존 예약도 모두 취소됐다.

 

NPR·PBS뉴스·매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의 40%가 대규모 추방을 지지하고 있으며, 50% 이상이 이를 강력히 지지한다. 이민 문제는 트럼프의 정치적 부상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에너지 정책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예고했다. 트럼프는 '에너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그린 뉴딜'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의무 생산 규제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여러분이 원하는 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방 정부 소유 토지의 대규모 에너지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환경 규제의 전면적인 후퇴를 의미한다.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의 에너지 독립"이라며 환영했다.

 

대외 무역 정책에서는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신설해 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시민들에게 세금을 매겨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만드는 대신, 외국에 관세를 매겨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이는 관세의 작동 방식을 잘못 설명한 것이다. 관세는 외국이 아닌 미국 수입업자들이 지불하며, 대부분의 비용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미 연방정부의 초당적 국제무역위원회도 트럼프 1기 때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 비용의 대부분을 미국인들이 부담했다고 분석했다.

 

연방정부의 다양성 프로그램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성 정체성 관련 정책도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도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런 급진적 정책 변화에 대해 BBC는 "의회 분열과 잠재적 소송, 세계 지도자들의 저항 등으로 인해 실제 이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었던 경제와 물가 문제에 대해선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 대외정책 우려... 파나마운하 '회수' 선언에 파나마 즉각 반발

 

대외정책과 관련해 트럼프는 몇 가지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겠다고 했고, 파나마운하의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운하는 파나마의 것이며, 앞으로도 파나마의 통제 하에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CNN 팩트체크에 따르면 파나마운하는 1999년 이후 파나마운하청이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이 운영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는 미국 선박과 군함이 운하 통과료를 너무 많이 내고 있다며 파나마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BBC는 이 발언이 그린란드 매입 시도나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과 함께 동맹국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 새로운 권력 지형... 정치인과 기업인의 '동거'

 

이날 취임식에는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등 CEO),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등 세계 3대 부호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트럼프 가족 옆자리에 배석했다.

 

트럼프가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언급하자 머스크는 주먹을 들어 환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는 바이든이 마지막 연설에서 경고했던 '기술산업복합체(Tech Industrial Complex)'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리에 참석했지만, 미셸 오바마 여사는 불참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힐러리가 오늘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며 옛 맞수를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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