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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 인내심 갖고 유지"

경제/경제일반

by 위즈경제 2024. 6. 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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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창립 74주년, 이창용 총재 신년사 중
▷ 이 총재, 물가 안정에 중점... 금리 인하보다는 고금리 기조 유지에 무게감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6 1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의 창립 74주년을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천천히 서두름’(Festina Lente)이라는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한 싸움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의 향방에 대해 신중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총재는 현 우리나라의 경제의 악재와 호재를 함께 짚었습니다.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등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우상향하는 수출 실적에 비해 내수 경제가 부진하는 등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이 총재는물가상승률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 상방 위험이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2.7% 상승하면서 올해 초보다 안정되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총재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는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여러 경제주체가 겪고 있다는 고통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물가가 제대로 안정되지 않으면 실질소득의 감소, 높은 생활물가 등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물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총재의 뜻이 엿보이는데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曰 섣부른 완화기조로의 선회 이후, 인플레이션이 재차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다.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 총재가 고금리 기조의 필요성을 번번히 직접적으로 언급한 만큼, 국내 통화정책의 불안성은 다소 잦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정희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전망 변화를 근거로 제시하며국내 긴축기조 지속 기간 및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향후 3개월 이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지난해엔 인상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가, 올해 초부터는 유지 가능성 나아가 인하 가능성 의견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 연구원은국내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확대는 산업생산을 6개월 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반면에, 물가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 명확한 설명 및 충분한 자료 제시,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근거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인 바 있습니다.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이 총재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관적으로 주지시키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총재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한 건 아닙니다. 이 총재는물론,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 내수 회복세 약화와 더불어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인한 시장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이 이전처럼 급격한 속도로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문구도 덧붙였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曰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기준금리를 빅스텝(Big Step)으로 인상하던 때의 거친 풍랑은 이제 어느 정도 잦아든 듯하다. 하지만 지금은 수면 아래 곳곳의 보이지 않는 암초를 피해 항로를 더욱 미세하게 조정해 나가야 하는 또 다른 어려움을 마주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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