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권 사무실, 아파트 중심으로 수요 급락... 가격 역시 하락세
▷ 모기지 금리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 증대
▷ 연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중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경제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현황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도심에 자리한 사무실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크게 위축되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2024년 1월말 기준 美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은 직전 고점 시점인 2022년 7월보다 11.6%나 감소했는데요.
도심 사무실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흔들렸으며, 소매 부동산의 가격 역시 8.4% 줄어드는 등 부진했습니다. 2023년의 거래량도 불과 9,800억 달러로 2022년보다 58.9% 하락했는데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시장가치(BEA의 Fixed Assets Accounts Tables 기준)는 12.7조 달러로, 지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2021년부터 2022년중 상업용 부동산의 연평균 가격 증가율은 무려 15.6%,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는데요. 시장의 구성 비율을 보면 창고와 병원 등으로 이루어진 산업, 사무실, 아파트가 시장에서 각각 2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소매가 20%, 숙박이 8%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호황을 기반으로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자본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말 기준 모기지 대출 규모는 4.7조 달러, 2022년 2분기에는 전년대비 10.1% 증가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모기지 대출의 비중은 아파트가 44%로 가장 높고, 사무실(16%), 산업(14%), 소매(9%)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점차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요 자체가 위축되었고, 그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겁니다.
자연스레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사무실의 공실률은 1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금융위기(13~18%)를 상회하는 최고 수준입니다. 공실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리모델링 비용 등은 오히려 증가하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曰 “사무실 및 아파트 수요둔화의 원인으로는 팬데믹 이후 근무패턴의 구조적 변화, 해고 증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급등 및 공급 확대 등이 거론된다”
보다 주목해야할 건 우리나라의 부동산PF와 마찬가지로 ‘금융 리스크’입니다. 2022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정책은 이자부담을 크게 증대시켰고, 투자를 경색시키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2021년 1월말 기준 2.74%에 머물고 있던 30년 기준 모기지금리는 2024년 2월말에 6.78%까지 치솟았습니다.
고정금리 비중이 낮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만기도래시 대출연장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은행 등 상업용 대출에 대한 대출태도도 엄격해지면서 신규대출이나 리파이낸싱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은행 입장에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특정 금융회사와 연관된 금액)가 큰 중소형은행의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은행이 갖고 있는 돈의 대부분을 빌려주고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이러한 대출부실이 지난해 SVB사태 이후 새로운 은행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 시장 전반을 뒤흔들 정도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은행권의 개선된 대출 건전성, 대형은행의 낮은 CRE(상업용 부동산 시장) 대출 비중, 은행들의 CRE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등이 중소형은행發 위기 발생 시 리스크 파급 정도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 등 금융당국도 CRE 관련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연방준비제도의 2인자로 꼽히는 마이클 바(Michael Barr) 부의장도 유사한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PYMNTS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 NABE)에서 바 부의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리스크는 점진적으로 전개될 것이며, 금융 부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He said that any issues arising from this situation would unfold gradually and would not pose an acute problem for the financial sector”)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면밀히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 위기와 그에 따른 영향’ 보고서를 통해 “매년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기관투자자 및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국내에서도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손실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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