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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유증 택한 삼성바이오로직스…차입여력 지켰지만 주주 희석은 숙제

기획연재

by 위즈경제 2026. 8. 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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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펩타이드 인수에 2.7조원·6공장 건설에 2948억원 투입
▷2034년까지 총 15.4조원 투자…고금리 속 재무 여력 확보
▷증권가 “중장기 성장 위한 선택”…인수 시너지·신규 공장 가동률이 관건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시장은 예상보다 큰 증자 규모에 주당가치 희석 우려를 먼저 반영했지만, 증권가는 향후 15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고려하면 차입 여력을 남겨두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부담은 피하기 어렵다. 앞으로 폴리펩타이드의 수익성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고 신규 생산시설의 수주와 가동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이번 자금조달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8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3조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227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수의 4.9%에 해당한다. 예정 발행가는 기준주가에 15%의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132만2000원이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2조7062억원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나머지 2948억원은 제2바이오캠퍼스 내 6공장 건설에 투입한다.

 

신주 가운데 20%인 45만4000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는 기존 주주에게 보유 지분에 따라 배정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오는 10월 6일이며 구주주 청약은 11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30일이다.

 

시장은 대규모 증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상증자 공시 당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8% 하락한 14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발표할 당시 보유 현금과 차입을 주요 자금조달 방안으로 제시했던 만큼, 인수대금 대부분을 유상증자로 마련한다는 결정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2034년까지 15.4조 투자…“차입 여력 남겨야”

 

증권가는 이번 유상증자를 당장의 유동성 부족보다는 중장기 투자에 대비해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려는 결정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34년까지 계획한 투자 규모는 총 15조4000억원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2조7100억원, 6공장 건설에 1조9000억원이 들어간다. 제3바이오캠퍼스와 7공장 건설에도 각각 7조원과 1조7600억원이 필요하다. 미국 생산시설 증설에 6900억원, 기존 공장 보완과 항체약물접합체(ADC)·완제의약품(DP) 생산설비 등에도 1조3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이 가운데 약 64%가 2029년까지 집중적으로 집행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2조1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매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여러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면 자체 현금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액을 차입으로 조달하는 방안도 부담이 크다. 하나증권은 AA등급 회사채 금리 4.41%를 적용하면 3조원 차입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이 1323억원을 넘고, 부채비율도 현재 약 51%에서 87%까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지금 차입 한도를 소진하기보다 향후 시설투자와 인수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여력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기존 현금과 차입으로 폴리펩타이드 인수대금을 조달하면 인수 이후 보유 현금이 약 500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증자는 유동성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조달이라기보다 앞으로 예정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대주주 참여로 수급 부담 줄어도 희석은 불가피

 

유상증자로 인한 시장 수급 부담은 신주 발행 비율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약 74.3%다. DS투자증권은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을 제외한 신주 181만6000주 가운데 최대주주 측 배정 물량이 약 134만9000주에 이를 것으로 계산했다. 최대주주가 배정 물량을 모두 청약한다고 가정하면 최대주주 이외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약 46만7000주로, 기존 발행주식 수의 약 1% 수준이다.

 

하나증권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2022년 유상증자 당시 약 2조원을 출자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배정 물량 대부분을 청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주주 참여 여부와 별개로 전체 주식 수가 4.9% 늘어나는 만큼 주당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 DS투자증권은 증자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희석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약 5% 낮춘 185만원으로 제시했다. 하나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205만원과 200만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도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현재 추가 유상증자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2034년까지 예정된 15조4000억원의 투자를 고려하면 영업현금흐름 외에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 다른 조달 수단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유상증자의 성패는 조달 규모보다 투자 성과에 달려 있다.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통해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교차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2029년 완공 예정인 18만리터 규모의 6공장이 가동 전에 충분한 수주를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증권가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늘어난 주식 수만큼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증가하지 못하면 기존 주주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3조원 조달 자체보다 이를 매출과 수익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전환하느냐가 시장의 평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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