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한남동 관저 인근, '내란 동조' 집회
▷ 격앙된 윤 지지자 "체포조 기관총으로 쏴야 해"
[위즈경제] 이필립 기자 = 2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로 가득 찼다. 윤 대통령이 새해 첫날 공개한 편지에서 사법 질서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후, 집회 참가자들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볼보빌딩 옆 관저 진입로에 모였다. 이들은 '탄핵무효', '내란합법' 등이 적힌 피켓과 함께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한 남성이 '경호처가 기관총을 쏴 윤석열 체포조를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마이크·확성기를 들고 극언을 하는 일부 참가자들로 인해 한남초등학교 인근은 약 1시간 동안 소란했다. '순국결사단'이라 적힌 모자를 쓴 시민은 욕설과 함께 "체포하러 오는 놈들 다 기관총으로 쏴버려야 한다"고 약 15분에 걸쳐 6차례 말하는 등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번 내란사태에 비판적인 시민이 관저 앞에 나타나자, 이들은 그를 둘러싸고 "저 XX 화교"라며 여성 비하 등 혐오 발언을 계속했다. 해당 시민은 경찰의 보호 아래 관저 앞을 빠져나갔다. 저 여성이 중국인 또는 화교가 맞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40대 남성은 "중국어 하는 걸 들었다. 윤석열 탄핵을 주장하는 걸 보니 중국인이 틀림 없다"고 답했다.
남성은 수 시간 뒤 국제루터교회 앞 집회 무대에 서서 "짱X들이 (집회 현장에) 숨어 들어와 '애국 시민'을 방해하고 있다"며 "내가 (그를) 내쫓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해당 남성과 충돌하기 전 취재진 근처에 30분 가량 머무른 그 여성은 중국어를 한 적이 없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도로에 앉아 농성하고 있다. (사진=위즈경제)
오후 들어 참가자 일부가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연좌 시위를 벌이면서, 자리에 앉은 시민과 지나가는 차량의 거리가 1m가 채 되지 않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용산경찰서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6조를 언급하며 이를 불법 도로 점거로 보고 5차례에 걸쳐 해산을 명령으나 참가자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오후 4시반께 기동대를 투입해 이들을 강제 해산했다.
관저 진입로에서 약 200m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는 1만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국제루터교회 앞 한남대로에 약 1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사진=위즈경제)
발언에 나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두고 "대법원과 헌재 위에 있는 초법적 판사"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서울서부지법은 좌파 사법 카르텔 온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8일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가 연 극우 집회에 참석해 탄핵소추를 막지 못했다며 큰절을 한 바 있다.
연단에 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극우 유튜버들의 선동 문구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는 "탄핵이 인용되면 우리도 북·중·러 같은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인들이 탄핵 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탄핵소추안에는 윤 대통령이 북·중·러를 적대하기 때문에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추안에 이 같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